고사성어

자승자박(自繩自縛)

uhy0537182 2024. 6. 27. 15:07

자승자박(自繩自縛)  

자기의 줄로 자기 몸을 옭아 묶는다.  
[스스로 자(自/0) 노끈 승(糸/13)

스스로 자(自/0) 얽을 박(糸/10)]
 
영리한 사람이 제 잘못을 덮으려다 걸려들 짓만 한다.

꾀를 내어 남을 속이려다 그 꾀에 도로

제가 피해를 입는 경우는 숱하다.  
 
그만큼 속담과 성어가 많은 것은

어리석음을 깨치기 위해서일 것이다.   
자기가 잘못하여 손해를 입는 ‘제가 제 뺨을 친다’거나

자신을 망치는 ‘제가 제 무덤을 판다’는 속담이

가장 많이 쓰인다. 
‘하늘을 쳐다보고 침을 뱉으면

자기 얼굴을 더럽힐 뿐이다 
 
(仰天而唾 徒汚其面/
앙천이타 도오기면)’는 비유는   
丁若鏞(정약용)의 耳談續纂(이담속찬)에 나오는

속담의 한역이다.  
 
자기가 꼬아 만든 밧줄(自繩)로

자기 몸을 옭아 묶는다(自縛)는 말은 더 쉽게 비유했다.
 
이 말이 後漢(후한) 역사가 班固(반고)의
‘漢書(한서)’에 처음 나올 때는

自縛(자박)으로 되어 있고 뜻도 약간 다르다.  
 
항복이나 사죄의 의미로 상의의 어깨를 드러내는

肉袒(육단)과 같이 썼다.   
遊俠傳(유협전)에 나오는 原涉(원섭)이란 사람의 이야기다.

어느 때 원섭의 노비가 시장 바닥에서

푸줏간 주인과 말다툼을 하다 살인을 하게 됐다.
 
茂陵(무릉) 지역의 태수 尹公(윤공)이

그 주인을 잡아 죄를 물으려 했다.  
이에 같이 어울리던 협객들이 원섭에게

부덕한 탓으로 종이 법을 어겼다며 제안한다.  
‘그에게 웃옷을 벗기고 스스로 옭아 묶어 
 
(使肉袒自縛 / 사육단자박),  
화살로 귀를 뚫고 끌고 가 사죄하게 하자 
 
(箭貫耳 詣廷門謝罪 /  전관이 예정문사죄).’  
태수가 이를 받아들여 원섭의 위엄도 살렸다.
 
원섭이 자기 집 종의 잘못으로 궁지에 몰리긴 했지만

그것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관용을 구한 것이

더 강조되었다. 
 
웃옷을 벗은 채 가시나무 회초리를 등에 지고

용서를 구한 肉袒負荊(육단부형)과 가깝다. 
여기에 자기가 엮은 노끈이 더해지면서 자기가 한 말과

행동에 자신이 구속되어 어려움을
겪는다는 뜻으로 변했다.
 
조선 전기 탁월한 문장가 金時習(김시습)의 시구에

자탄하면서 이 말을 사용한 것이 있다. 
 
‘머리 가에 세월이 새마냥 지나가니 
(頭邊歲月一鳥過 / 두변세월일조과),  
제 몸 제가 얽은 누에나방과 같은 신세 
(自繩自縛如蠶蛾 / 자승자박여잠아).’  
신세한탄을 넘어 法家(법가)를 대표 商鞅
(상앙)이 자기가 만든 법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되는

作法自斃(작법자폐)는 제 눈을 찌른 결과다.
 
자기가 한 행위는 그대로 결과로 돌아온다.

콩 심은데 콩 나는 種豆得豆(종두득두)는 물론

종교에서 더 심오하게 깨우친다.  
자신의 소행으로 미래에 선악의 결과를

가져오게 하는 것이 불교서 말하는 業(업)인데

여기서 自業自得(자업자득)이 나왔다.
 
지혜의 왕 솔로몬(Solomon)은 箴言(잠언)에서 꾸짖는다. 
‘네 입의 말로 네가 얽혔으며

네 입의 말로 인하여 잡히게 되었느니라.’  
이런 가르침에도 자신은 예외라 생각하는지

이전에 한 말로 책잡히고,

제가 한 행동에 의해 꼼짝달싹 못하는 일이 잦다.  
이런 사람일수록 기막힌 변명으로 속을 더 뒤집는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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