고사성어

일장춘몽(一場春夢)

uhy0537182 2024. 7. 30. 00:34

일장춘몽(一場春夢) 

한바탕 꾸는 봄꿈, 사람의 평생이 짧고 허무하다는 비유
[한 일(一/0) 마당 장(土/9) 봄 춘(日/5) 꿈 몽(夕/11)]

사람의 한 평생을 길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.

도를 닦았거나 철리를 연구한 사람이 아니라도

인생은 모두들 허무하다고 한다.

‘인생은 한 걸음, 한 걸음 죽음으로 나아가는

여정’이라거나 ‘인생은 행복한 자에게는 너무나 짧고,

불행한 자에게는 너무나 길다’ 등 서양격언도

인생이 약간 달리 표현한 苦海(고해)란 뜻이다.

사람이 한 평생 산다는 것이 허무하다는 것을

꿈에 비유한 성어가 유독 많다.

한 때의 영화가 잠깐 사이의 잠속이었다는

南柯一夢(남가일몽)이나 黃粱一夢(황량일몽),

羅浮之夢(나부지몽), 浮生如夢(부생여몽) 등 끝이 없다.

이런 꿈보다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은

인생의 덧없음이 한바탕(一場) 꾼 봄꿈(春夢)이란 이 성어다.

인생이 덧없고 영화는 오래 가지 않는다고

花無十日紅(화무십일홍)과 비슷한 의미로

옛날 가사에나 가요에도 많이 등장하여 불린 것에 비해

이 말의 출처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.

그런데 중국 北宋(북송)의 최고의 문인 蘇東坡(소동파)를

가리켜 한 노파가 한 것이라 하니 흥미롭다.

불후의 명작 赤壁賦(적벽부)의 작자로

唐宋八大家(당송팔대가)에 들고 온갖 영화를 누린

정치가에게 이런 표현을 했기에 더욱 그렇다.

송나라의 趙令畤(조영치, 畤는 제사터 치)라는 학자가

선배 문인들의 사적을 기술한 책 ‘侯鯖錄

(후청록, 鯖은 청어 청)’에 실려 전한다는데 부분을 인용해 보자.

王安石(왕안석)의 新法(신법)에 대립하여

동파는 우여곡절이 많았다.

말년에 중국 남단의 하이난[海南/ 해남]섬 昌化(창화)란

지역으로 유배를 갔을 때 이야기다.

하루는 표주박 하나만 달랑 차고

한가롭게 교외를 거닐고 있었다.

도중에 일흔 넘은 한 노파를 만났다.

초라한 모습의 동파를 보고 노파가 안쓰럽게 여겨 말했다.

‘지난날 한림학사를 지낸 부귀도 그저 한바탕 봄꿈에

지나지 않는구려(內翰昔日富貴 一場春夢/

내한석일부귀 일장춘몽).’

內翰(내한)은 임금의 조서를 담당하는 벼슬

한림학사를 칭하는 말이다.

동파는 지극히 당연한 말에 ‘그러합니다(坡然之/ 파연지)‘만

연발했다. 인생의 참모습을 꿰뚫어보는 이 노파를

후세 사람들은 春夢婆(춘몽파)라 불렀다.

‘지금 사람은 옛날에 비쳤던 달을 볼 수 없다

(今人不見古時月/ 금인불견고시월).’

언제나 사라지지 않는 달에 비해 인생의 한 평생은

너무나 짧다고 깨우치는 李白(이백)의 시 구절이다.

길지 않은 인생을 악착같이 살면서 이루게 된 부귀영화는

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기에게는 영원할 줄 안다.

특히 사생결단의 정쟁을 일삼는 정치권에서는

정권을 잡으면 權不十年(권불십년)을 모르고

마구잡이로 윽박지른다.

나라를 바르게 이끌어가야 하는 지도자들이

노파까지 모두가 아는 한바탕 꿈임을 애써 모른 체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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