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늙어가는 길

uhy0537182 2024. 7. 17. 00:47

늙어가는 길       

처음 가는 길입니다  
한번도 가본 적 없는 길입니다
무엇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었지만
늙어가는 이 길은  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
방향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
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

어리둥절 할 때가 많습니다  

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

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 
 
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
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
어릴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
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

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

이 길은 너무 어렵습니다 
 
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
애뜻한 친구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
그래도 가다보면 혹시나

가슴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

노욕인줄 알면서도 두리번 두리번 찾아봅니다 
 
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
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
아쉬워도 발자국뒤에 새겨지는 뒷모습만은
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길을
천천히 걸어갑니다
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,  

해돋이 못지않은 저녁노을처럼

아름답게 아름답게 걸어가고 싶습니다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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